공정거래법에서는 동일인이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을 기업집단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시중에서는 통상적으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등 ‘그룹’으로 불리는 경제주체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공정위는 매년 5월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하는데 자산총액의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이 되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자산총액이 해당 연도 명목 GDP의 0.5%(금년의 경우 약 10.4조원)이상이 되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여 경제력집중 관련 규제를 하게 된다.

2024년에는 ‘하이브’ 등 7개 집단이 신규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었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는 ‘에코프로’ 등 2개 집단이 신규로 지정되었다. 엔터테인먼트, 2차 전지 관련 주력집단 등이 새롭게 경제력집중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통해서 우리나라 산업의 변화와 동향을 엿볼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기업집단으로 지정이 되면 경제력집중 관련 여러 규제를 받게 되는데 공시대상기업집단은 말 그대로 기업집단현황,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대규모내부거래 관련 공시의무가 생기게 되고 좀 더 큰 규모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경우 이같은 공시의무 이외에 무분별한 기업집단 확장억제를 위한 출자제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행태제한까지 받게 된다. 과거에는 출자제한, 행태제한의 비중이 컸으나 우리 경제가 선진화되면서 직접적 규제보다는 시장감시를 통한 간접규제 방식인 공시규제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공시규제는 기업집단과 관련된 거래현황, 소유지배구조와 과거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비상장회사의 소유지배구조·재무활동,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경제적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집단 내 계열사간 내부거래현황 등을 투명하고 일목요연하게 공개함으로써 소액주주나 채권자들이 이들 집단에 대한 투자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같은 공개 압력과 시장감시를 통해 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거나 시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향후 경제 발전에 따라 새로운 업종 관련 기업집단이 계속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신규 기업집단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집단 내부의 경영활동과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성장과 확장일로에 들어서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항상 공시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고 이에 맞추어 공정위도 2024. 7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경미한 공시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면제하고 중복 공시사항을 정비하는 등 공시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